이모티콘 플랫폼 비교분석 - 라인 / 카카오톡 / OGQ마켓 / iMessage
카카오 이모티콘이 2011년 11월에 출시된 이후 2020년이 9주년이 되던 해였습니다. 카카오 이모티콘 시장은 매년 폭발적인 성장을 하면서 누적매출 10억을 넘긴 작가가 무려 73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출처)
2017년 4월, 카카오는 누구나 이모티콘을 제안할 수 있는 '이모티콘 스튜디오'를 오픈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타작가의 꿈을 안고 이모티콘 시장에 도전을 시작했지만 승인되는 것 부터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승인되어서 무사히 출시된다고 해도 몇 천개의 스티커 속에서 꾸준한 매출을 이어가기도 쉬운일이 아닙니다. 이 글은 이모티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에 앞서 카카오 이외에도 어떤 이모티콘 플랫폼이 존재하고 각각의 플랫폼에 어떤 전략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모티콘 플랫폼의 종류
사람들이 처음 이모티콘을 제작하려고 할 때 보통은 카카오 이모티콘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카카오 이외에도 도전 할 만 한 이모티콘 플랫폼들이 있습니다. 모두 열거해 보자면 네이버 밴드, 카카오톡 이모티콘, 라인 크리에이터스 마켓, OGQ마켓 (구 그라폴리오), 아이메세지 스티커등이 있습니다. 비트윈, 페이스북, 네이버 밴드의 경우 일반이 자유롭게 제안을 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므로 이 글에서는 카카오 이모티콘, 라인 크리에이터스 마켓, OGQ마켓, 아이메세지 스티커 까지 이렇게 4개의 플랫폼을 비교 분석 해 보고자 합니다.
공식 이모티콘 제안 채널
- 카카오톡 이모티콘 스튜디오: https://emoticonstudio.kakao.com/
- 라인 크리에이터스 마켓: https://creator.line.me/ko/
- OGQ 마켓: https://creators.ogq.me/login
- iMessage Sticker: https://developer.apple.com/stickers/
이모티콘의 용도
이모티콘을 제작하기에 앞서 각 플랫폼의 스티커들이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 볼까요? 각 플랫폼의 특성에 따라서 이모티콘의 메세지도 달라져야 합니다. (표에는 OGQ마켓 대신 Naver Grafolio 라고 표시되어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대화용 메신져: 카카오톡 & 라인
카카오톡과 라인은 대화용 메신저입니다. 여기서 이모티콘의 용도는 대화를 대신하거나, 대화 사이사이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카카오톡과 라인은 같은 메신져 플랫폼이지만 이모티콘의 결은 약간 다릅니다.
라인은 B급의 대충 만든 느낌이 강한 스티커가 상위권을 많이 차지하고 있으며 움직이지 않는 스티커도 인기가 좋습니다. 그에 반해 카카오톡 상위 이모티콘은 퀄리티가 높은 편이며 상위 100개중 10개 이하의 스티커만이 움직이지 않는 이모티콘입니다. 카카오톡은 국민의 80% 이상이 사용하는 플랫폼이고 이모티콘 구매력도 전 연령에 걸쳐 골고루 분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연령대 별로 선호하는 이모티콘의 스타일이 확실한 편이라 타겟팅을 잘 하는 것 만으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블로그&아프리카TV: OGQ 마켓
원래 네이버의 그라폴리오마켓에 붙어있는 이모티콘 스튜디오가 OGQ마켓으로 인수되면서 아프리카TV에도 판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OGQ스티커는 주로 네이버 블로그/포스트/카페에서 주로 쓰이며 주 사용층은 20-30대 여성이 많은 편입니다. 블로그에 쓰는 스티커이다보니 맛집, 여행, 물건을 산 것에 대한 감상등이 많습니다. 그래서 OGQ스티커는 일반적인 대화용 이모티콘/스티커와는 접근을 다르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iMessage Sticker
아이메세지 스티커는 카카오톡이나 라인의 이모티콘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스티커를 끌어서 아무데나 놓거나 돌리거나 확대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채팅하는 상대방의 쓴 텍스트의 맞춤법을 지적하는 스티커가 한 때 유행 하기도 했죠.
이처럼 같은 리소스를 가지고 모든 플랫폼에 제출하기 보다는 각 플랫폼별 특징과 이모티콘의 용도에 맞게 잘 변형해서 작업하는 것이 좋습니다.
형식의 자유도
카카오 이모티콘, 라인 크리에이터스, OGQ마켓 그리고 iMessage는 각각 다른 회사에서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에 스티커 제작 가이드 라인이 모두 다릅니다. 따라서 스티커 갯수나 가격 설정에 대한 자유도 측면에서 차이가 납니다. 비교 하자면 iMessage, 라인, OGQ마켓, 카카오 순으로 자유도가 높습니다. 많은 국내 크리에이터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고 출시를 하고 싶어하는 카카오톡은 아쉽게도 스티커 갯수와 가격이 완전히 고정되어 이습니다. 반면 iMessage의 경우 일반적인 아이폰 앱과 구조가 거의 동일 하기 때문에 갯수나 가격 측면에서 전혀 제한이 없습니다. 스티커 딱1개 짜리 앱의 가격을 천 달러로 설정할 수도 있다는 사실 (안팔리겠지만..)
심사 기준과 기간
형식의 자유도와 마찬가지로 심사 기준이나 심사 기간 또한 플랫폼 별로 상이합니다. 제일 오래 걸리고 기준이 모호한, 그래서 많이들 궁금해 하는 카카오톡 심사 과정에 대해서는 이모티팡 크리에이터 블로그에 카카오톡에서 이모티콘 등록하기 - 제안부터 출시까지 라는 포스팅에서 더 자세히 설명해 놓았습니다.
심사 기준이 제일 엄격하고 컨텐츠 자체를 심사하는 곳은 카카오입니다. 컨텐츠 자체를 심사한다는 뜻은, 형식이나 규격에 맞추고 최소 기준 (폭력성, 욕설, 혐오 표현등이 들어가면 안됨)을 만족시켜도 시안을 반려할 수 있다 라는 의미입니다. OGQ마켓은 제안 반려시 필요한 수정 사항을 알려줍니다. 라인 크리에이터스는 술을 마시는 장면이 있으면 이슬람 문화권의 국가에서 판매를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는 별다른 컨텐츠 자체의 제약 사항은 없는 편입니다.
수익분배
이모티콘을 제작하는 이유에는 브랜드나 만화의 홍보, 개인적 성취감 등이 있을 수도 있지만 역시 제일 중요한 요소는 '과연 돈이 되는가' 일 것입니다. 인기 작가 매출이 연 10억을 넘었다는 기사를 계속 접하지만 잠깐 반짝 순위에 들었다가 사라지는 수많은 이모티콘들이 돈을 얼마나 벌었는가에 대해서는 자료가 없습니다. 일단 각 플랫폼 별 수익 분배 기준을 아래 표에 정리해 보았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OGQ마켓의 수익 배분율이 무려 70%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다른 플랫폼과 달리 컨텐츠 결제가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구글/애플) 없이 웹에서 결제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컨텐츠의 경우 보통 플랫폼 수수료를 제외하고 50% 씩 분배 경우가 많은데, 초창기에 블로그 스티커를 활성화 시키고 싶은 의도였는지 높은 수익 분배율을 설정해 두었습니다.
카카오톡은 대외비로 해 놓았지만 플랫폼 수수로 30% 를 제외한 70%의 수익에 대해서 50% 정도를 작가 수익으로 배분해 줍니다. 수익 분배율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듯 하고 정확한 기준은 알 수 없었습니다. 출시 초기에 반짝 떴다가 지인찬스를 활용하고 순위에서 사라져버리는 평범한 이모티콘은 200-300만원 정도의 수익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라인 크리에이터스 스티커는 평범하게 전체의 35%를 수익으로 정산하는데 그 중 세금 10%를 제외하고 수령하게 됩니다 . 원래 일본은 국외 거주 개인/법인은 수익에 대해서 20.42% 의 원천 징수액을 부과하지만 제한 세율 적용 신청서를 작성하면 세금을 10%로 감면 해 줍니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라인 크리에이터스 – 제한 세율 적용 신청서 작성하기' 글을 참고 해 주세요.
플랫폼 크로스 제안
사람들이 많이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다른 플랫폼에 출시해서 팔고있는 이모티콘을 카카오톡에 제안해도 되는지, 아니면 반대로 카카오톡에 제안한 스티커를 다른 스티커 플랫폼에 출시해서 판매해도 되는지입니다. 아는 한도 내에서 정리해 보았습니다만 정책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점 감안해서 읽어주세요.
카카오톡 -> 타 플랫폼 출시 불가
카카오에 출시한 이모티콘을 그대로 다른 플랫폼에 사용하는 것은 카카오 계약서 상 금하고 있습니다. 물론 캐릭터 자체에 대한 저작권은 이모티콘 제작자에게 있으나 카카오에 출시한 이모티콘 세트는 카카오의 피드백(?)이 들어간 컨텐츠이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에는 제출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같은 캐릭터로 메세지와 이미지를 새로 제작해서 다른 플랫폼에 제출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타 플랫폼 -> 카카오톡 제안 가능
반면 다른 플랫폼에 이미 출시한 스티커를 카톡에 제안해 보는 것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다만 카카오톡 측에서 시안은 통과 시키되, 같은 새로운 이모티콘 세트를 제작 하도록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2017년, 라인에서 판매중이던 '준진의 일상'을 그대로 카카오톡에 제출했는데 시안은 통과 되었으나 메세지나 액션이 겹치지 않게 전부 새로 제작하도록 요청 받았습니다.
/ 그러나 몇몇 예외도 있습니다. 초창기 카카오 이모티콘 상위랭킹을 휩쓸었던 DK작가의 오버액션 토끼 같은 경우는 원래 라인에서 먼저 출시되었던 이모티콘이었습니다.
이와같은 케이스를 카카오측에 문의했고 받은 답변을 간략하게 정리해보았습니다.
- 카카오 재팬과 일본 작가간 라이센스 제휴 협약으로 출시된 상품.
- 미처 확인하지 못한 계약 위반 사례일 수 있음.
그래서 어떤 플랫폼에 출시해야 할까요?
지금까지 비교분석한 4개의 플랫폼 모두에 스티커를 제출해본 경험을 토대로 이모티콘 전략을 세워보았습니다.
전략 1
일단 카카오 이모티콘이 제일 수익성이 좋으므로 카카오에 가장 먼저 제안서를 넣는 것이 좋습니다. 전국민이 카카오톡을 쓰고 있으니 주변에 홍보하기도 좋고 지인들이 초반에 많이 사주는 편이라 꽤 괜찮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준비한 스티커가 미승인 되었다면 실망하지 말고 라인 크리에이터스 마켓에 제출 준비를 해 봅시다. 만약 가능 하다면 해당 스티커를 블로그 사용에 맞게 살짝 바꿔서 OGQ마켓에도 제출해 봅시다. (OGQ 마켓의 경우 카카오나 라인에 비해서 이미지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OGQ도 고려한다면 처음부터 좀더 큰 캔버스에서 작업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맥북이 있고 Apple Developer 프로그램에 가입되어 있다면 아이메세지 스티커에도 도전해 보도록 합시다.
전략 2
카카오 이모티콘 심사의 벽이 너무 높게 느껴진다면 일단 라인, OGQ 마켓, 그리고 아이메세지 스티커도 제출 해서 이모티콘 제작에 대한 감을 키운 뒤 카카오톡에 제안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카카오톡의 심사 기준은 비공개이지만 캐릭터의 인지도도 심사 기준에 들어가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에서 좋은 성과를 낸 뒤 팬층을 얻어서 카카오톡에 입점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결론
이모티콘 시장도 최근 몇년 사이에 성장을 넘어 포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속 이모티콘 시장 규모 자체는 커지겠지만 동시에 경쟁도 심해지면서 신규 작가가 이모티콘으로 크게 성공하기 점점 어려워 질 수도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에서 일러스트를 올리거나 만화를 연재하면서 동시에 이모티콘을 출시하는 등 좀 더 다양한 채널을 통한 팬층 확보와 홍보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같이보면 좋은 글
/ 본 글은 크리에이터로 활동중인 둔딘 님이 작성해 주셨습니다. 대표 작품으로는 아래의 스티커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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